[사설] 경주시 공무원 음주·유착·폭행 도를 넘는 기강문제경주시청 공직자의 도덕성과 책임의식은 단순한 개인 윤리를 넘어 공동체 전체의 신뢰 기반을 떠받치는 축이다. 연이어 발생한 음주 적발과 언쟁 끝의 폭력 사건은 공직 기강이 심각하게 흔들리고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특정 업체와 유착 관계로 인해 국무조정실 감사 이후 몇일 전 무더기 징계가 결정 되었다. 이뿐 아니라 최근 몇주 전부터 무기계약직 공무원은 물론 5급 간부급까지 포함된 음주사건은 일회성 실수가 아닌, 공직 사회 내 자정 능력 상실과 구조적인 문제를 시사하고 있다.공직은 특권이 아니라 책임이다. 업무의 이견으로 동료와 멱살을 잡고 경찰 조사를 받는 모습, 시민의 눈에 이는 단순한 일탈이 아닌 직무에 대한 무책임으로 비친다. APEC 국제 행사를 앞두고 벌어진 일이다. APEC 성공유치와 개최를 위해 시민들과 지역사회 지도층들은 많은 노력을 아끼지 않았음에도 음주 및 폭행 사실에 분노하지 않을 시민들이 있겠는가? 신뢰는 무너지기 쉬우나 회복은 오래 걸린다. 이 점에서 경주시 공무원들은 지금, 시민의 인내를 시험하는 중이다.경주시장은 보다 근본적인 대응마련이 시급하다. 단순 징계나 형식적인 사과로는 공직사회의 윤리 회복이 어렵다. 정기적인 교육, 공직자 행동강령의 재정비, 철저한 감사 시스템 마련 등이 병행돼야 한다. 무엇보다 공무원 스스로 공직이 가진 무게를 다시 자각해야 한다. 공직자라는 신분은 권리의 우위가 아닌, 책임의 최전선에 선 존재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시민은 공무원이 정의롭고 공정할 것이라 믿는다. 그리고 이 믿음은 곧 행정의 정당성을 뒷받침하는 유일한 기반이다. 공직자의 태만과 일탈은 단순한 실수가 아니라, 공공의 가치를 훼손하는 범죄에 가깝다. 경주시의 이번 사건은 단지 개인의 과오로 치부할 수 없는 이유다. 이 사건은 경주 공직사회 전반에 던져진 하나의 신호탄이다.무너진 신뢰는 투명함으로 회복돼야 한다. 공직사회가 시민 위에 있는 것이 아닌, 시민의 아래에서 일하고 있다는 점을 스스로 증명해야 한다. 이제는 반성과 더불어 행동이 필요하다. 경주시의 오늘은 내일의 대한민국 공직사회의 거울이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