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시가 올해 소나무재선충병 방제사업 360억원 전체를 수의계약으로만 발주해 논란과 의혹을 자초했다는 지적이다. 또한, 관련 공사와 용역이 쏟아지면서 특정업체에게 일감 몰아주기 의혹까지 휩싸였다.
지난해부터 확산하는 소나무재선충병 방제에 올해 경주시가 지자체 예산 160억원과 산림청 긴급방제 예산 200억원 등 총 360억원을 투입되면서 관련업체들이 ‘APEC특수’로 즐거운 비명을 지른다는 소문까지 나돌고 있다.
특히 경주시가 소나무재선충병 방제사업과 관련한 공사, 설계, 감리 등을 전부 수의계약으로 이뤄져 의혹이 증폭되고 있다. 여기에 소나무재선충병 방제사업의 공사와 용역이 중복되거나 쪼개기, 몰아주기로 사업을 진행해 공사비를 부풀린 것이 아닌가? 할 정도로 비정상적인 계약이 상당수인 것으로 드러났다.
소나무재선충병 방제사업의 경우 1년 중 방제 최적기는 매개충인 솔수염하늘소와 북방수염하늘소가 활동하기 전인 상반기(3월 이전)에 마무리하는 것이 좋다. 그래서 예방작업은 대개 11월부터 이듬해 3월말까지 마무리하기 때문에 재선충 방제사업을 위한 공사는 물론 용역인 설계·감리가 집중되어 있다.
문제는 지난해 10월~올해 2월까지 경주시가 소나무재선충병 방제사업으로 발주한 수의계약 현황을 보면, 공사는 같은 기간 74건에 181억 6천여만원, 설계 및 감리 용역은 144건에 48억6천여만원 등 총 218건에 230억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제한경쟁으로 계약한 것은 경주 남산 일원 소나무재선충병 방제사업 1건을 제외한 전체가 수의계약으로만 이뤄진 것.
올해는 산림청 긴급방제 예산 200억원까지 편성되면서 경주에서 열리는 2025 경주APEC 정상회의로 인한 ‘APEC특수’까지 누리게 됐다는 말까지 터져 나오고 있다. 그래서 예년보다 업체들의 일감이 3~4배 이상 늘어난 상황에서 시가 업체와 맺은 수의계약이 의심을 받는 상황이다.
계약 상대방을 `임의로` 선택해서 계약하는 수의계약은 정부나 지자체, 공공기관 등에서도 쓰이는데, 주로 2,000만원 이하 소액 계약에 주로 사용된다. 경쟁이나 입찰이 필요 없어서 원하는 업체를 쉽고 빠르게 계약할 수 있다는 점이다.
하지만, 기준 없이 계약 상대방을 정하는 수의계약의 경우 로비로 좌우되거나 담당자와 친분 있는 업체만 반복해서 계약될 여지가 다분하다. 또한, 권한 높은 관료들의 `측근 챙기기`나 `인맥 관리`에 악용될 경우가 많아서 여성이나 장애인 등 사회적 약자기업이나 지역업체 보호를 위해 제한적으로 시행하고 있다. 그래서 불공정한 수의계약 관행을 강력하게 제재하고 동일업체가 반복적으로 수의계약을 받는 행태를 원천 차단하고 관리도 강화하는 이유다.
이와 관련해 경주시 관계자는 “소나무재선충병 확산으로 산림청의 긴급예산이 투입되는 되는 만큼 신속하게 방제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수의계약을 하게 됐다”고 답변했다. 반면 긴급예산이 투입되지 않은 지난해나 그 이전에는 왜 1인 수의계약으로만 재선충병 방제사업을 추진했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재선충 방제사업은 긴급성이 필요한 사업이고, 인근 포항, 울산도 수의계약을 추진하고 있다“라고 답했다.
동일업체명도 주식회사○○, ㈜○○으로 표기신규업체 등록 한달만에 11억여원 공사 수주경주시가 소나무재선충병 방제와 관련된 업체들과 맺은 계약 전체가 수의계약으로만 이뤄져 의혹이 제기된 데 이어 설계용역도 이해되지 않는 점이 하나둘이 아니었다. 예를 들어 내남지구 전체에 대한 실시설계용역과 내남1지구 실시용역을 각각 실시한 것을 비롯해 계약대상자인 업체명도 동일한 회사를 주식회사○○, ㈜○○으로 표기하는 등 수년째 같은 업체와 거래하면서도 이같은 내용이 드러나는 등 설계용역의 중복, 쪼개기로 의심되는 비정상적인 계약이 곳곳에서 나타났다.
또한, 매년 소나무재선충병 방제사업으로 100억원이 넘는 예산이 편성되면서 공사 수주에 따른 외압이나 청탁까지 만연하다는 의혹까지 제기되고 있다. 이처럼 소나무재선충병 방제사업 예산이 대폭 늘어나면서 산림방제 담당 공무원이 오히려 업체에게 사정을 해야 겨우 공사를 할 정도라고 한다.
특히 올해에는 긴급예산을 포함해 360억원이 투입되면서 기존 등록업체는 물론 공사나 용역 실적이 없는 신규업체에게도 공사를 발주하지 않을 정도로 긴급한 상황이라고 관계자는 밝혔다.
이와 관련해 경주시 산림경영과 담당자는 “기존 등록업체에게만 공사를 발주할 경우 신규업체들의 반발 때문에라도 골고루 사업을 나눠주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업자들의 반발이 없도록 사무실에서 추첨해서 방제사업을 배분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긴급복구 사유로 신규업체 무더기 ‘발주’불공정한 수의계약 관행 끊어야지난 2024년을 2007년과 2015년에 이은 소나무재선충병 ‘3차 확산기’라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이는 재선충병을 어느 정도 통제했다는 정부의 방심과 코로나19로 인한 예산 부족에 따른 소극적 방제가 후폭풍이 되어 3차 확산을 불렀다고 평가한다.
3차 확산으로 경주, 포항, 울산 등 동해안 벨트로 불리는 지역에서도 빠르게 확산하면서 관련 경주시 재선충 방제사업 예산도 2023년 144억6600만원, 2024년 157억6400만원, 2025년 360억원 등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덩달아 지역의 소나무재선충병 방제사업과 관련된 공사업체, 설계·감리업체도 함께 증가했다.
산림기술정보통합관리시스템에 등록된 경주지역 법인, 산림조합, 나무병원 등 산림사업시행업체는 산림사업법인 39개, 산림조합 1개, 1종 나무병원 8개 등 총 48개가 있다. 이 가운데 병충해방제 업체는 21곳이 있다.
경주시가 지난해 10월~올 2월까지 재선충병 방제사업과 관련한 공사와 용역 전부가 수의계약으로 발주한 것도 문제지만, 또 다른 문제는 올해 긴급예산 등 360억원을 한창 집행하고 있는 가운데 경주시가 수의계약으로 발주한 용역 가운데 설계·감리 등에서도 의심스러운 점이 드러났다. 이 기간 A업체는 24건(9억2천여만원), B업체 24건(8억2천여만원), C업체 20건(9억4백여만원) 등 3~4개 업체가 현저하게 많은 양의 설계·감리를 발주한 것이다. 이는 업체 평균 1~2건과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다. 또한, 2024년 11월 등록한 신생업체가 등록 3개월만에 14 건(5억9천여만원)의 용역(설계·감리)을 발주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주지역 업체도 아닌 주소지가 다른 타지역 업체는 물론 경주시로 사업장 주소지를 옮긴 업체들도 다수의 설계·감리 용역을 수의계약 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 업체를 산림경영과 공무원들은 어떻게 알고 수의계약을 한 것인지? 의혹이 더욱 증폭되고 있다.
이러한 경주시 담당 공무원과 업체와의 계약관계는 공사에서도 똑같이 나타났다. 특히 재선충병 방제사업 예산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공사에서는 2025년 1월에 등록하고 1개월만에 수의계약 3건에 11억 2천여만원의 공사를 수주한 D업체, 등록 1년만에 수의계약 공사 5건에 총 13억8천여만원을 수주한 업체도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 업체와 수의계약을 한 경주시의 비상식적인 계약은 업계 관계자가 아니면 알 수 없다. 또한, 불공정한 수의계약 관행을 반복적으로 이어오고 있는 행태를 차단하는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특히 이러한 관련 업체와의 유착관계 유무나 직무상의 불법행위는 없었는지? 이번 기회에 한 치의 의혹도 없게끔 철저하게 밝혀야 한다는 여론이 들끓고 있다. 이종협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