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림시공 종사자 49.2% “방제가 무의미하다”
소나무재선충병은 국민 누구라도 아는 병이 되어 버렸다. 그렇다면 소나무재선충병이란 무엇이고, 무엇이 어떻게 소나무를 고사시키는지 그 원인은 무엇일까?
산림청에 따르면 소나무의 고사 원인이 재선충과 함께 기후변화 등 다양하다고 밝히고 있다.
소나무에 기생하는 재선충이 수분과 양분의 이동을 막아 소나무를 시들게 만들어 죽게 만드는 시들음병이다. 소나무재선충병은 ‘소나무 에이즈’란 별명처럼 일단 치료약이 없으며, 감염되면 치사율 100%로 나무를 고사시킨다. 그만큼 치명적이며, 감염목 1그루가 방치될 경우 주변 200그루를 감염시키는 전염성도 매우 높다.
매개충인 솔소염하늘소는 먹이가 풍부할 때는 100m 이내로 짧은 이동거리에서 활동하지만, 먹이가 없을 때는 약 3~4km까지 장거리 이동도 가능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래서 감염목을 무단반출해 건축자재, 취사연료 등으로 불법 이용할 경우 피해가 급속으로 확산되기도 한다.
또한 고사 원인으로 기후변화를 주요 원인으로 지목하고 있다. 해마다 봄철 고온 현상으로 인해서 매개충의 우화(깨어나는)되는 시기가 일주일가량 빨라졌고 이로 인해 매개충의 활동 기간이 늘어나면서 피해가 확산됐다며 문제는 기온 상승에 따라 매개충의 활동 시기가 빨라지는 지역도 확대되고 있다는 것이다. 다만 고사 원인을 꼼꼼히 조사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입장이다.
그렇다면, 소나무재선충병 피해지역은 어떻게 대응하고 있나?
전국의 소나무재선충병 방제 현장에서는 재선충병에 걸린 나무를 벌채하고 약품처리를 하거나 예방 나무주사를 놓는 등 방제작업은 해왔지만, 피해지역은 매년 늘어나고 있다.
산림청 소나무재선충병 방제지침은 ▲예방 조치 ▲감염목 제거 및 처리 ▲확산 방지 조치 ▲지속적인 관리 및 모니터링 등으로 요약할 수 있다. 예방 조치로는 감염 의심목 및 매개충(솔수염하늘소 등) 모니터링 등 예찰활동을 강화하고 위험지역에는 점검과 예방적 약제 살포를 병행하고 있다. 감염목 제거 및 처리는 감염목 및 의심목 확인 후 즉시 벌채하고 이를 완전 소각 또는 파쇄하고 감염 우려 지역의 건강한 소나무에 예방 약제 주입한다. 확산 방지 조치는 감염 지역의 소나무 및 관련 부산물 이동 금지하고 발생지역을 중심으로 보호구역 및 관리구역 지정한다. 매개충 방제를 위한 트랩 설치 및 방제약 살포한다. 끝으로 감염목 제거 후 재발 여부 점검에는 연도별 발생 현황 분석 및 방제 방법을 개선하고 지자체, 산림청, 연구기관 등과의 협력체계 강화를 통해 확산을 막고 건강한 산림을 유지한다는 것이다.
근본적인 진단은 없고 “기승전방제‘
전략적 방제로 감소세 유지한 ‘제주’
기후변화에 따른 위기로 소나무재선충병 감염이 확산된다고 주장하지만, 반면 전국의 방제 현장에선 `방제 무용론`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2023년 국정감사를 맞아 윤미향 국회의원실에서 리서치에 의뢰해 전국 산림시공 종사자 5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산림청 소나무재선충병 방제 정책 관련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산림청의 소나무재선충 방제정책으로 인해 활동 지역과 주변 지역의 재선충이 줄어들고 있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응답자의 단 1%만이 ‘거의 사라졌다’를 택했다. ‘줄어들고 있다’는 대답은 12.6%에 그쳤다. 반면 응답자의 38.6%는 ‘별 차이가 없다’고 대답했으며, 나머지 절반에 이르는 응답자의 47.8%는 ‘오히려 늘어나고 있다’고 대답했다.
또한 소나무재선충병이 줄어들지 않는 이유에 대해선 `나무 주사·농약 방제의 효과가 없고, 소나무재선충의 확산으로 방제가 무의미하다`(49.2%)는 응답과 `방제 예산 대비 소나무재선충 피해가 훨씬 더 크다`(42.6%)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물론, 전국 산림시공 종사자들의 설문조사 결과를 재선충 방제정책에 반영할 수는 없다. 그만큼 현재의 방제정책에 대해 재조명하고 점검이 필요하다는 지적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제주도의 소나무재선충 확산을 막아낸 성공사례를 주의 깊게 검토해야 한다. 제주도는 2004년 9월 제주시 오라2동에서 재선충병이 최초 발생한 이후 따뜻한 기후 등 재선충 확산에 유리한 조건으로 인해 2015년 기준 감염목이 54만4000그루까지 증가했으나, 지역 특성을 고려한 전략적 방제와 지역사회의 적극적인 협력으로 올해 감염목은 2만2000그루 수준의 감소세를 유지하고 있다. 그래서 산림청은 지난해 `성공적인 방제전략 수립을 위한 학술토론회`를 갖고 제주도의 성공을 전국화 한다며 지역별 맞춤형 소나무 재선충병 방제 추진방안을 모색한다고 했지만 포항, 경주, 밀양 등 특별 방제구역과 피해 극심지역에는 아무런 변화가 없다.
특히 제주도는 드론(무인기)과 레이저 기반 탐지장비인 라이다(LiDAR)를 활용한 감염목 예찰과 유전자 진단키트를 통한 재선충병 조기진단 등 정밀 조사를 먼저 시행했다. 이어 책임방제구역 운영, 민·관 협력 감염목 감시관찰 강화, 고사목 신속 제거 및 자원 활용 등 제주도의 핵심방제 전략이 성공요인이라고 본다. 그 결과 제주도는 최초 발생 이후 따뜻한 기후 등 재선충 확산에 유리한 조건으로 인해 2015년 기준 감염목이 54만4000그루까지 증가했으나, 지역 특성을 고려한 전략적 방제와 지역사회의 적극적인 협력으로 2024년 감염목은 2만2000그루 수준의 감소세를 유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