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가 2025년 첫 공식 일정으로 경주에서 제1차 고위관리회의(SOM1)를 성공적으로 개최했다. 이번 회의에서 대한민국 정부는 APEC 의장국으로서 올해의 핵심 성과로 인공지능(AI) 협력 및 인구구조 변화 대응을 제안했으며, 회원국 간의 이견에도 국제적 차원의 논의가 불가피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되면서 이 두 가지 이슈를 공식 의제로 확정했다.
지난달 24일부터 3월 9일까지 하이코(경주화백컨벤션센터)에서 진행된 이번 회의에는 윤성미 APEC 고위관리회의 의장을 비롯해 총 21개 APEC 회원국 대표단 및 사무국 관계자 등 약 2,000여명이 참석했다. 특히, 이번 회의는 APEC 정상회의 개최를 앞둔 사전 논의의 성격을 가지며, 향후 회의에서 보다 구체적인 협력 방안이 도출될 것으로 기대된다.AI 기술 발전과 협력 필요성 강조APEC 차원에서 처음으로 공식 논의되는 AI 협력 의제는, AI 기술 발전이 국가 간 격차를 발생시키는 것이 아닌 포용적이고 지속 가능한 방향으로 이루어져야 한다는 필요성에서 출발했다. 대한민국은 이번 회의에서 AI 기술의 윤리적 활용과 규제 마련, 디지털 경제 발전을 위한 국제 공조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회원국들의 협력을 요청했다.
회원국들은 AI 기술이 경제와 사회 전반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는 점에 공감하며, AI 분야에서의 국제 협력이 필수적이라는 데 의견을 모았다. 특히, AI 기술의 발전 속도가 빠른 만큼 규제와 정책 마련이 선제적으로 이루어져야 하며, 기술 격차를 해소하기 위한 국가 간 협력이 중요하다는 점이 강조됐다.이에 따라 향후 APEC 회의에서는 AI 기술의 윤리적 개발, 국제 표준 마련, 디지털 경제 발전을 위한 협력 방안 등에 대한 심도 깊은 논의가 이루어질 전망이다. 이 과정에서 미국과 중국 간 AI 기술 주도권 경쟁이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며, 회원국들의 조율 과정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인구구조 변화 대응, 위기를 기회로저출산과 고령화 문제는 APEC 회원국 다수가 직면한 주요 과제 중 하나로, 한국은 이를 위기가 아닌 기회로 전환하는 정책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번 회의에서 논의된 인구구조 변화 대응의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노동시장 개혁 : 노동력 감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재택근무, 디지털 노마드 등의 새로운 근무 형태를 확대하고, 외국인 노동자 유입 정책을 조정하는 방안 논의 △연금제도 조정 : 고령화 시대를 대비해 지속 가능한 연금제도를 구축하고, 노후 소득 보장 정책 개선 △고령화 시대 경제 활성화 : 시니어 인력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방안 마련 및 실버 산업 육성 △가족 친화적 정책 강화 : 출산율 제고를 위한 보육 및 교육 지원 확대 등이다.
회원국들은 이러한 논의에 적극적으로 공감하며, 각국의 상황에 맞춘 정책적 대응 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특히, 경제 성장 둔화를 우려하는 국가들은 인구구조 변화 대응을 경제 활성화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점에 주목했다.
향후 일정과 한국의 역할향후 APEC 장관급 회의를 비롯한 무역·통상, 과학기술, 노동 관련 회의에서도 AI와 인구문제, 이 두 가지 의제를 중심으로 보다 구체적인 협력 방안이 논의될 계획이다. APEC 정상회의는 오는 10월 말에서 11월 초까지 경주에서 개최되며 이를 앞두고 오는 5월 제주, 7~8월 인천에서 추가적인 고위관리회의가 열린다. 이번 회의는 정상회의를 위한 사전 논의 성격이 강하며 각국의 입장이 조율되는 과정을 거칠 전망이다. 또한, 해양, 인적자원, 교육, 통상 등 각 분야별 장관회의와 2개의 고위급회의가 예정되어 있으며, 하반기 정상회의를 끝으로 올해 일정을 마무리 할 예정이다.
이번 APEC 의제 선정은 대한민국이 국제 무대에서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는 기회로 평가된다. 특히, AI와 인구구조 변화 대응이라는 포괄적이고 글로벌한 이슈를 주도적으로 제안함으로써, APEC 회원국 간 협력의 중심에 설 가능성이 높아졌다.
앞으로 APEC 정상회의 논의가 AI 기술 발전과 인구문제 해결을 위한 구체적 정책과 협력 모델을 도출하는 방향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여기에서 한국 정부는 의장국으로서 회원국들의 의견을 조율하며 실질적인 성과를 도출하기 위해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일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