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 설시민운동가를 기다리며근년, 경주에는 시민운동가가 없다. 80년대 이후 우리나라에는 시민운동이 활발하게 전개되었고 이에 따라 사회를 변혁시키는 데에 지대한 공헌을 한 게 사실이다. 특히 여성, 사회적 약자, 노동자들의 삶의 질은 이 시민운동의 영향으로 크게 개선되었음을 부인하기 어렵다. 사회변혁의 주체는 여러 부문의 활동 덕분이지만 그 중심에는 시민운동이 늘 있어 왔다. 국회에서 법을 고쳐야 많은 일이 바뀔 수 있는데 법 개정의 배경에는 시민운동의 힘과 영향력이 존재했다. 물론 부작용도 없지 않았다. 정부나 국회가 표를 의식한 시민운동 단체를 의식한 나머지 포퓰리즘에 흐른다거나 시민운동을 정부 요로에 진출하는 징금다리로 여기는 경우도 있었다. 시민운동의 자격요건 핵심이 순수성과 도덕성이라고 치면 이율배반적인 예가 없지 않았다. 그러나 대체적인 큰 흐름은 시민운동의 결과 우리 생활의 많은 부분이 순기능적으로 작용돼 왔음은 주지의 사실이다.그런데 경주에는 근년에 활발한 시민운동을 벌이는 단체가 없어서 아쉽다. 정치와 행정이 잘 한다면 굳이 시민운동이 필요할 필요가 없지만 과연 그럴 정도로 완벽하게 해내고 있는지 돌아볼 일이다. 참여연대는 아예 자격요건을 갖춘 인물이 없어서 탄생되지도 않았고, 그나마 경실련이 시민단체 역할을 대체해 왔으나 이마저도 피감기관에 광고료를 받아 비도덕적이라는 이유로 중앙에서 사고지부가 되어 없어졌다. 환경운동연합이 그나마 겨우 체면을 지켜주고 있지만 환경에 관한 범주에 머물고 있는 실정이다. 그 외에 일부 시민단체가 있기는 하지만 대부분 시청에서 주는 보조금에 상당부문 의존하고 있어서 순수한 시민운동의 한계를 노정하고 있다.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시민운동이 활발하지 못한 바탕에는 젊은 사람들이 생계와 미래를 담보할 수 없다는 이유로 기피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 마디로 먹고 살기에도 바쁘다는 이유에서다. 한 때 시민운동 대열에서 열심히 활동하던 사람들이 이제 50 나이를 넘기고 생계를 위한 일에 열중하면서 그 뒤를 잇는 세대가 사라진 상태라고 볼 수 있다. 이런 정도라면 건강한 사회라고 보기 어렵고 미래가 걱정된다. 건전한 목소리와 대안을 제시하는 순수한 열정이 없는 사회는 바람직하지 못하다. 봉사단체도 많고 친목단체도 부지기수로 많은데 시민운동 단체가 없는 사회가 방향성이 옳은 지 되짚어 볼 필요가 있다. 정치와 행정만이 우리 경주를 이끌어가는 게 과연 옳고 맞을까? 경주에서 활동할 건전한, 젊은 시민활동가의 출현을 기다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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